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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음악에 장애는 중요하지 않아요!” IT 결합형 타악기 앙상블 ‘해늘’

작성자
실용음악학과
작성일
2022-01-03 04:29
조회
8902
음표를 보지 못해도, 계이름을 읽을 수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눈빛으로, 몸짓으로, 마음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합덕고와 당진꿈나래학교 장애학생들이 음악을 매개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장애학생들로 구성된 IT 결합형 타악기 앙상블 ‘해늘’이 활동한 지 어느새 3년의 시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무대에 서기 두려워하던 학생은 어느새 무대에 6번이나 올랐고, 악기를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게 됐다.



정건영 교수와 함께 창단

IT 결합형 타악기는 태블릿PC, 스마트폰을 활용해 타악기 소리를 내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다. 세한대 예술학부 정건영 학부장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데다 학생들에게 놀이처럼 다가가고자 IT 결합형 타악기를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에 창단한 해늘합주단은 당시 당진정보고 교사였던 송동석 교사(현재 당진꿈나래학교 중등교무부장)와 정건영 교수가 의기투합해 결성했다. 송동석 교사는 “장애학생들도 비장애 학생처럼 차별 없이 음악을 즐기고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자는 정건영 교수의 제안에 해늘합주단을 창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늘합주단은 창단 때부터 특수교육 대상 학생으로 구성됐다. 2019년에 당진정보고 장애학생 8명, 당진고 장애학생 4명 등 총 12명으로 시작했고, 2020년에는 합덕고 장애학생 10명으로 운영됐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당진꿈나래학교 장애학생 4명과 합덕고 장애학생 6명으로 구성돼 활동해왔다.



오디션 통해 단원 선발

단원 선발은 매년 4월에 이뤄진다. 실기 및 면접심사를 통해 음악적 재능이 우수한 학생 순으로 선발한다. 지난해 입단한 김지민(가명) 당진꿈나래학교 학생은 “해늘 단원 모집 공고를 보고 오디션에 참여했다”며 “평소 음악과 악기 연주하는 것을 좋아해 해늘 합주단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단원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그해 12월까지 합주단에 소속돼 주 1회 3시간씩 연습한다. 지난해에는 매주 목요일마다 수업이 이뤄졌다. 송동석 교사는 “통합교육 차원에서 일반학교와 특수학교를 오가며 수업이 진행되도록 추진했다”며 “장애학생들이 사회에 나서기 전 비장애학생들을 접하고,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음악 열정에 교실이 후끈

학생마다 각자 생각하는 것도, 좋아하는 음악도 다르다. 정건영 교수는 학생들의 음악적 재능을 최대한 살리고 학생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일대일로 악기를 지도하면서 서로의 눈빛과 몸짓을 보며 호흡을 맞춰 나간다. 한 학생이 정건영 교수와 호흡을 맞춰 악기를 연주할 때면 다른 학생들도 손뼉을 치며 연주에 호응한다. 신나는 악기 연주가 끝나면 학생들의 열기로 교실 안이 후끈 달아오를 정도다. 다음으로는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학생들의 노래에 맞춰 정건영 교수 또는 다른 학생들이 스스로 드럼을 연주하기도 한다. 정건영 교수는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의사 표현력을 기르고 자신감을 높여 나간다”며 “음악을 통해 사회적응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2년 동안 해늘합주단 단원으로 활동한 나소정(가명) 합덕고 학생은 “여러 친구들이랑 함께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너무 재밌다”고 전했다. 이어 김지민(가명) 학생은 “콩가를 손으로 두드리는 게 재밌다”며 “다른 학생들과 함께 연주하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세미 합덕고 교사는 “단순히 악기만 연주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키우게 돼 학생들이 악기수업을 많이 기다린다”며 “학생들이 굉장히 열정적이고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종 연주회와 대회 참가

해늘합주단은 2019년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여러 연주회를 가져왔다. 창단연주회 때는 캐리비안의 해적 OST와 캐논 등의 곡을 연주했다. 이후 매년 10월 야외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작은 가을음악회,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 가는 작은 연주회, 나눔과 더함이 있는 길거리 연주회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팬데믹 이후에는 비대면으로도 활동하며 2021 당진시민과 함께하는 토닥토닥 장애공감 어울림 콘서트에 참여해, 마림바, 드럼, 콩가 등 타악기로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를 연주했다.

김지민(가명) 학생은 “여러 행사와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무척 재밌었다”면서 “내년에도 또 참여해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소정(가명) 학생은 “학교에서 가을 음악회를 열고 연주할 때 쑥스럽기도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니 재밌고 좋았다”고 전했다.

끼와 재능을 발휘하며 해늘합주단은 지난 2020년 TJB가 개최한 제13회 전국장애학생 음악콩쿠르 대회에서 타악기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장세미 교사는 “특수학급 학생들이 대내외적으로 활동하고,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장애 훌훌 털어버려”

지난 3년의 활동을 통해 대회 수상까지 낸 해늘합주단이지만 무엇보다 합주단 활동을 통해 변화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더욱 감동적이다. 송동석 교사는 “장애학생들이 무대에 선다는 것은 비장애학생들이 무대에 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며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던 학생이 어느덧 무대공포증을 털어버리고 지난해에는 6번의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쳤다”고 전했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성장하면서 장애학생들이 마음의 장애를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에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하게 합주단에 참여해주길 바랍니다.” (송동석 교사)

“아이들이 해늘합주단 활동을 할 때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또한 앞으로 악기 연주로 얻는 행복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연주할 때도 행복감이 크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세상의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앙상블을 이루며 빛을 발하는 해늘합주단 되길 바랍니다.” (정건영 교수)

 

출처 ; 당진시대 박경미  pkm9407@naver.com

http://www.dj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671